전세 만기가 지났는데 보증금을 안 돌려줍니다
실제로 자주 오는 상황을 재구성한 사례입니다. 특정 개인의 사연이 아니며, 등장하는 이름·금액·상호는 설명을 위해 지어낸 것입니다.
전세 2억원짜리 빌라에 2년 살았습니다. 계약 만기가 지난달 9월 30일이었어요.
7월 초에 집주인한테 문자로 연장 안 하고 나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이 왔고요. 그래서 안심하고 이사 갈 집을 알아봤습니다. 8월에 계약하고 계약금도 넣었습니다. 잔금은 11월 둘째 주입니다.
그런데 9월 30일이 지나도 입금이 없었습니다. 전화하니까 받긴 받으시는데 "다음 세입자 구해지면 바로 줄게요"라고 하십니다. 부동산에 내놓긴 했는데 요즘 잘 안 나간다고요.
열흘쯤 기다렸다가 다시 전화했는데 같은 말씀만 하십니다. 언제까지냐고 물으니까 그건 자기도 모른다고, 자기도 답답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사 갈 집 잔금이 2주 뒤입니다. 그 돈이 지금 이 집에 묶여 있어서 대출을 더 받아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일단 이사부터 하고 천천히 받으면 되는 건가요. 아니면 보증금 받을 때까지 버텨야 하나요.
보증금 받기 전에 전입신고를 빼지 마세요.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세입자를 지켜주는 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인데, 이건 세 가지가 유지될 때만 살아 있습니다. 그 집에 실제로 살고 있을 것(점유), 전입신고, 확정일자.
이사를 가고 전입신고를 새 집으로 옮기는 순간 앞의 두 개가 깨집니다. 그 집에 근저당이 잡히거나 경매로 넘어가면 보증금을 못 받는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준다"는 집주인 사정이지 법적 근거가 아닙니다. 임대차가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건 집주인의 의무고, 새 세입자를 구하는 것과는 별개입니다.
이사는 가셔도 됩니다. 다만 그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아두셔야 합니다.
임차권등기명령
법원에 신청하면 등기부에 이 집에 임차권이 있다고 기록됩니다. 등기가 되면 이사를 가고 전입신고를 옮겨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됩니다.
임대차가 끝났고 보증금을 못 받은 상태여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정확히 여기 해당하고요. 집주인 동의는 필요 없고 혼자 신청합니다. 집주인에게 통지되고 등기까지 보통 2주 안팎 걸립니다. 비용은 신청 수수료와 등기 비용 정도인데 나중에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등기가 완료된 걸 확인하고 이사하세요. 신청만 하고 나가면 안 됩니다. 등기부등본을 떼서 기재된 걸 눈으로 보고 움직이셔야 합니다.
잔금이 2주 뒤라면 지금 바로 신청해야 시간이 맞습니다. 오늘 알아보세요.
해지 통보 기록부터 챙기세요
전세는 묵시적 갱신이 되는 구조라 만기 전에 나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7월에 문자로 알리셨고 집주인이 알겠다고 답하셨으니 그 대화를 캡처해두세요. 날짜가 보이게요. 이게 나중에 "통보 못 받았다"는 주장을 막아줍니다.
내용증명
보증금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합니다. 배달증명을 같이 신청하시고요.
계약 내용(주소, 보증금액, 계약기간), 해지 통보 일자와 방법, 반환 기한, 미이행 시 조치, 그리고 반환받을 계좌번호를 적습니다. 기한은 "본 서면 수령일로부터 7일 이내"처럼 날짜로 특정하는 게 좋습니다.
내용증명을 받고 입금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일이 커지는 건 부담이거든요.
보증금 반환이 늦어진 기간만큼 지연손해금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소송까지 가면 소송촉진법에 따른 법정이율이 적용되어 이율이 꽤 높아지고요. 내용증명에 지연이자를 청구하겠다고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압박이 됩니다.
그다음은 지급명령이나 소송
등기를 걸어두고 나서 본격적으로 받아내는 단계입니다. 금액이 크고 다툼의 여지가 적으면 지급명령이 빠릅니다. 판결을 받으면 그 집을 경매에 넘겨 배당받을 수 있고요.
반환보증에 가입해두셨다면
HUG나 SGI 같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셨다면 집주인과 싸울 필요 없이 보증기관에서 먼저 받습니다.
가입 여부를 확인하시고, 가입했다면 보증기관에 바로 이행청구하세요. 절차와 필요 서류는 기관마다 다릅니다. 이 경우에도 임차권등기 같은 선행 절차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니 기관 안내를 먼저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경매로 넘어갈 것 같다면
등기부등본을 떼서 근저당 설정 금액과 날짜를 확인하세요.
내 확정일자가 근저당보다 빠르면 그만큼 우선 배당받습니다. 근저당이 더 빠르면 그 금액을 제하고 남는 돈에서 받게 되고요. 보증금이 소액임차인 기준에 해당하면 최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는데, 기준 금액은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다르니 현재 기준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 단계라면 변호사나 법무사 상담을 권합니다.
다음 계약 때는
계약 전에 등기부등본을 떼서 근저당을 확인하세요. 보증금에 근저당을 더한 금액이 집값에 가까우면 위험합니다.
입주 당일에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으시고요. 하루만 늦어도 순위가 밀립니다.
반환보증 가입도 검토해보세요. 보험료가 아깝게 느껴질 수 있는데 보증금에 비하면 작은 돈입니다.
계약서에 보증금 반환 시기와 지연 시 이자를 특약으로 적어두면 나중에 다툴 일이 줄어듭니다.
금액이 큰 사안입니다. 상황이 복잡하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지자체 전월세 상담 창구를 이용해보세요. 무료 상담이 됩니다.
이 글은 작성 시점의 법령과 실무 관행을 기준으로 쓴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금액이 크거나 분쟁이 예상되는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